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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갑작스럽게 압수수색영장을 제시받았다면

압수수색 현장에서 영장 확인과 참여권 행사 등 적법한 절차를 점검하고, 위법한 압수에 대해서는 준항고와 증거능력 다툼을 통해 권리를 보호하는 대응 방법을 설명합니다.

갑작스럽게 압수수색영장을 제시받았다면 

압수수색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절차와 사후 대응방안 

법무법인 베테랑  김진배 변호사 

이른 아침 초인종이 울리고, 문을 열자 낯선 사람들이 경찰이라며 서류 한 장을 내밉니다. 수사기관은 압수수색영장이라는 말과 함께 피의자에게 휴대전화를 내어 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수사기관은 그 휴대전화 속에는 피의자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핵심적인 전자정보가 담겨 있을 것이라 보는 것이 분명하죠.

실제로 피의자가 사용하는 휴대전화 속에는 가족, 지인들과 주고 받은 SNS 메신저 대화내용은 물론 사진, 통화녹음파일, 인터넷 접속이력, 각종 로그기록 등 사생활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사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본인조차 그 속에 얼마나 방대한 양의 전자정보가 담겨 있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죠. 

자신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를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른 채 수사기관이 안내하는 대로 따르게 됩니다. 

저는 11년 동안 경찰로 일하며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쪽에 서 있었고, 지금은 압수를 당한 피의자들을 변호하는 쪽에 서있습니다. 양쪽에서 현장을 겪으며 실감하는 것은,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그 짧은 순간, 당황한 채 흘려보내는 몇 분이라는 시간이 형사사건의 결과를 좌우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절차는 엄격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압수수색영장은 수사기관에게 무제한적인 압수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사기관의 무분별하고 위법한 압수를 막는 역할을 하죠.  수사기관은 반드시 피압수자에게 압수수색영장 원본을 제시하고, 피의자에게는 그 사본을 교부해야 합니다.

이때 제시되어야 하는 것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 원본입니다. 영장에는 혐의사실(범죄사실)과 압수할 물건, 수색·검증할 장소, 유효기간, 야간집행 가부, 압수수색의 필요성 등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사본을 받아 그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전자정보에 압수 방법은 형사소송법이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칙은 전자정보가 저장된 정보저장매체 자체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방식입니다. 정보저장매체를 통째로 반출하거나 이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해가는 것은 현장에서 위와 같은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만 허용되는 예외입니다.

실무에서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을 반출하는 일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 수사기관은 반출의 사유와 대상 매체 등을 기재한 원본반출확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혐의사실과의 관련성과 참여권은 무분별한 압수를 막기 위한 보루입니다 

피의자와 변호인은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참여권은 압수수색영장을 제시받은 현장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반출된 정보저장매체를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복제하고, 탐색하고, 출력하는 과정 전체가 영장 집행 과정 일부이므로 그 전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만 압수했더라도 압수·수색이 원칙적으로 위법하다고 보았고,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상세목록도 교부하지 않은 채 압수한 전자정보는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더라도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사기관이 탐색·출력·복제할 수 있는 전자정보의 범위도 제한됩니다. 수사기관은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관계가 있는 정보에 한하여 탐색하고 출력·복제할 수 있습니다. 같은 종류의 범죄라는 이유만으로 관련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휴대전화 등 정보저장매체에는 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가 담겨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탐색 과정에서 이러한 무관정보를 살펴보거나 출력·복제해 두는 것은 영장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압수입니다. 

압수가 끝난 뒤의 처리도 중요합니다. 수사기관은 압수한 전자정보의 상세목록을 교부하고, 압수되지 않은 무관정보는 삭제·폐기하거나 반환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복제본은 더 이상 탐색·복제·출력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압수가 끝났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남은 무관정보를 계속 보관하며 다른 사건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절차를 어긴 압수는 그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위반한 압수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법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하나는 준항고입니다. 수사기관의 압수에 관한 처분에 불복하여 법원에 그 취소를 구하는 절차로, 기소 전 수사 단계에서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준항고에 의해 압수처분이 취소되면 수사기관은 위법하게 압수된 물건을 피압수자에게 반환하여야 하고, 이를 근거로 수사를 이어갈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공판절차에서 증거능력을 다투는 것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준항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재판에서 위법수집증거임을 주장할 수 있고, 그 증거를 바탕으로 얻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까지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수사기관이 어긴 절차 위반의 내용과 정도, 피압수자의 참여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므로, 절차상 흠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증거능력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위와 같은 방법으로 수사기관의 절차적 위법을 다투려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영장 원본을 제시받았는지, 사본을 교부받았는지, 참여 의사를 물었는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가져갔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만 의존하게 됩니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서류와 기억이 다를 때 이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압수수색영장 집행 과정 전체가 영상으로 남습니다 

이러한 입증의 어려움을 덜어줄 제도가 개정 형사소송법에 마련되었습니다. 2027년 8월 5일부터 사법경찰관이 영장에 의하거나 체포현장 등에서 영장 없이 압수·수색·검증을 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강제수사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 과정을 영상녹화해야 합니다(개정 형사소송법 제220조의2). 이렇게 촬영·녹화된 영상기록은 수사기록에 편철되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등재됩니다.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압수·수색을 받은 사람은 이 영상기록의 열람 복사를 신청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 이렇게 확보한 영상기록을 통해 수사기관이 피압수자에게 영장 원본을 제시하였는지, 피의자에게 영장 사본을 교부하였는지, 참여권을 고지하였는지, 영장의 범위를 벗어난 탐색이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준항고나 증거능력 다툼의 근거로 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수사기관 스스로 모든 행동이 기록된다는 점을 의식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위법한 영장 집행 관행에 대한 견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다만 위 영상기록은 수사상 필요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열람·복사가 제한되거나 사용 목적에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영상녹화 규정은 시행일 이후 실시하는 압수·수색부터 적용되므로, 그 전까지는 영장 집행 당시의 상황을 피압수자가 직접 기록해 두는 일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압수수색영장을 제시받은 순간에도 피압수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영장 사본을 받아 혐의사실과 압수할 물건을 확인하고, 영장 집행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변호인의 참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정보저장매체 원본 반출 이후에도 디지털 포렌식 참여, 전자정보 상세목록 확인, 무관정보 삭제 여부 확인, 준항고 제기 여부에 관한 판단까지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져야 하는 결정이 많습니다. 각 단계에서 어떤 절차가 준수되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변호인과 함께 대응해야만 놓치는 부분이 없습니다. 압수수색영장을 직접 집행해 본 경찰로서의 경험은, 실제 압수수색 현장에서 어떤 절차가 생략되기 쉬운지를 짚어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압수수색은 예고 없이 시작되지만, 그에 대한 대응까지 즉흥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법이 정한 집행 절차는 수사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압수를 당하는 사람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 이후 사건의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됩니다. 

필자 소개 

김진배 변호사는 법무법인 베테랑 파트너변호사로,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11년간 경찰에서 경제·지능범죄와 여성청소년범죄 등의 수사를 담당했다.

현재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형사사건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부산시경찰청에 출강하여 경찰수사관들을 상대로 강의활동을 하거나 유튜브 채널 '진또배기 변호사 김진배'에서 최신 형사 판례를 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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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변호사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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