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와 원장의 책임
사건이 발생하기 전 갖추어야 할 상당한 주의와 감독
법무법인 베테랑 대전 권준성 변호사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님의 하루는 보육만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교사의 빈자리를 메우고, 학부모의 요구에 응대하며, 각종 행정업무까지 처리해야 합니다. 그 와중에 모든 교실의 상황을 빠짐없이 살피기는 어렵습니다. 교사를 믿고 운영해 온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문제 되면, 원장님은 아이와 보호자에 대한 걱정에 더해 자신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제가 맡은 어린이집 사건들에서도 원장님의 평소 노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교사회의록과 교육자료를 검토하고 근무배치와 보고체계를 살피면서, 원장의 지도가 실제 보육현장에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소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감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 뒤의 설명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원장님을 보호할 근거는 평소 어린이집을 운영해 온 과정에 있어야 합니다.
원장의 책임은 평소의 운영에서 판단됩니다
교사의 학대가 있었다고 원장의 책임까지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유아보육법은 교직원의 아동학대를 설치·운영자의 행위로 보면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합니다. 형사책임에 관한 아동복지법의 양벌규정에도 같은 취지의 예외가 있습니다. 다만 형사책임과 행정처분은 각각의 요건에 따라 판단되므로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관련 판례와 행정심판 재결례에서 공통적으로 살피는 것은 당시의 감독 여건과 원장이 실제로 취한 조치입니다. 어린이집의 규모와 업무 분담, 학대가 이루어진 경위 등을 고려하여 원장이 이를 발견하거나 방지할 수 있었는지 판단합니다. 원장이 모든 순간을 직접 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감독 소홀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실시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을 벗어날 수도 없습니다.
예방교육과 교사회의가 일상적인 보육 관찰, 학부모와의 소통으로 이어진 사정은 원장의 책임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반대로 교육을 했더라도 여러 교사가 다수 아동에게 가한 학대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아동의 이상 징후를 전달받고도 해당 교사의 설명에만 의존했다면 감독이 충분했다고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평소의 교육과 점검이 현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바로잡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교실의 어려움이 원장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예방교육이 효과를 가지려면 교사가 매일 부딪치는 어려움을 다루어야 합니다. 밥을 먹지 않는 아이나 낮잠을 거부하는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대응하지 말라는 지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으로 지도할지 함께 고민하고, 교사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회의에서 이런 문제를 꺼내고 해결해 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예방활동입니다.
인력이 넉넉하지 않은 어린이집에서 원장의 관찰과 점검을 무작정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각 어린이집의 여건에 맞는 역할 분담이 필요합니다. 보조교사가 지원하는 동안 보육 상황을 함께 살피거나, 동료 교사가 부적절한 언행을 보았을 때 원장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특정 아동의 지도를 반복적으로 어려워하는 교사가 있다면 원장이 직접 상황을 살피고 업무 지원과 지도를 한 뒤, 실제로 달라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교실의 어려움이 원장에게 전달되고 조치로 이어질 때 감독의 공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학부모가 전하는 걱정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야 합니다. 상처나 등원 거부만으로 학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반복되는 호소를 교사의 해명만으로 정리해서는 안 됩니다. 아동의 상태와 보육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한 과정은 이후 원장의 책임을 판단할 때에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확인 과정에서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평소의 노력이 기록으로 남아야 합니다
바쁜 원장님에게 기록을 남기는 일은 또 하나의 업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쟁이 생기면 평소 얼마나 세심하게 교사를 지도했는지 기억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맡은 사건들에서도 당시 작성된 자료를 통해 원장의 구체적인 지시와 감독 내용을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했습니다. 기록은 원장님이 실제로 해 온 일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근거가 됩니다.
기록을 위해 별도의 복잡한 서류를 계속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교사회의록과 보육일지에 어떤 상황을 논의했고 어떻게 지도했는지,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구체적으로 남기는 데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 예방교육 실시’라는 문구에 그치지 않고, 급식 거부 상황에서의 지도 방법을 논의하고 다음 보육시간에 적용 여부를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긴다면 교육과 감독의 실질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CCTV 역시 평소의 관리가 중요합니다. 법정 보관기간인 60일 이상의 영상이 실제로 남아 있고 정상적으로 재생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녹화 누락이나 고장을 발견했다면 복구 여부까지 살펴야 합니다. 영상이 필요해진 뒤에야 저장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워지고, 원장의 설명을 뒷받침할 자료도 잃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아동학대 사건의 영향은 해당 교사의 형사책임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안에 따라 어린이집의 운영정지나 이를 갈음하는 과징금이 문제되고, 공공형 지정과 운영비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원장님이 오랜 시간 일구어 온 어린이집의 운영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건 발생 직후 정확하게 대응하는 것만큼, 평소 예방과 감독을 갖추어 두는 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현재의 교육과 점검만으로 충분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린이집의 실제 운영과 기록을 함께 검토하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감독의 공백을 찾고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미 문제가 제기되었다면 형사절차와 행정처분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초기부터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장님들이 매일 기울이는 노력이 법적 판단에서도 제대로 평가되려면, 교실에서 나타난 문제를 제때 알고 개선해 온 과정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오늘 교사와 나눈 대화를 실제 지도와 후속 확인으로 이어가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꾸준한 실천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원장님이 책임을 다해 운영해 온 어린이집을 지키는 근거가 됩니다.

필자 소개
권준성 변호사는 법무법인 베테랑 파트너변호사로, 대전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장과 경북김천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을 역임했다. 경찰청 『아동학대 대응 및 수사매뉴얼(2024)』 감수에 참여했으며, 경찰수사연수원 외래교수로 ‘아동학대 수사 실무 및 법적 쟁점’과 ‘공판과정의 이해’를 강의하고 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상담 신청
상담에 필요한 연락처와 사건 개요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